[정다운 칼럼] 도움의 신호

도움의 신호


8월인 지금 많은 사람은 일 년 중 며칠 안 되는 귀하고도 귀한 시간을 내어 여름휴가에 다녀오기도 하며 그동안 누적된 피로와 스트레스를 풀기도 하고 학생들은 방학 동안에 갖는 여유로 마음에 안정을 취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곧다가 올 업무 스트레스와 가을학기를 생각하면 마치 지금은 곧 터질 시한폭탄이나 폭풍전야 같다. 상담소의 경우 봄학기인 2월에서 4월, 가을학기인 9월에서 11월 학업 스트레스, 왕따, 관계 어려움, 낮은 자기 존중감 등으로 인한 자살 생각 상담 요청이 빗발이 치기 때문이다. 곧 학기가 시작하는 이때 아이들과 청소년들의 ‘학교 가기 싫어요’라는 외침에 많은 어른은 무심하게 넘어가거나 윽박지르기 일쑤다. 하지만 별것 아니라 넘긴 이런 행동들은 터지길 기다리는 시한폭탄의 뇌관 읍에 불을 붙이는 격이 되기도 한다.


최근 들어 워싱턴 지역 한인들의 자살 충동과 자살률이 높아진다는 소식이 신문 이곳저곳에서 언급되며 한인사회 정신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경고가 계속해서 울리고 있다. 2017년도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에 거주하는 한인 자살률은 미국 평균 자살률보다 평균 두 배가 넘었으며 자살자의 연령대로는 10세부터 85세 이상 연령대로 다양했다. 특히 어린이, 청소년, 중년남성의 자살률이 증가하였는데 이유로는 청소년의 학업 스트레스와 친구 관계로 인한 우울증과 불안, 성인들은 경제적 어려움, 문화적 부적응, 약물중독 등의 문제로 자살을 선택하는 것으로 이야기한다.


한국인의 정서상 본인의 어려움을 남에게 도움을 청하기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자살 생각이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본인들만의 신호를 남들에게 계속해서 보내고 있기 때문에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자살의 위험신호를 알아 차릴 수 있다. 이렇게 안타까운 소식들을 계속 들으며 도와주고싶은 마음은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정작 어떻게 도와주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방법은 간단하다. 조금의 관심을 ‘나’와 ‘주위 사람’에게 갖는다면 자살을 예방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기 때문이다.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안내한 자살 위험신호를 알아차릴 수 있는 4가지로는 1. 언어적 단서: 죽고 싶다는 직접적 표현이나 인생의 절망감과 죄책감을 표현한다. 예를 들어 ‘살아서 뭐 해’, ‘뭐 때문에 사는지’,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 등의 표현을 한다. 2. 감정적 단서: 감정의 기복이 심하다거나 급작스러운 분노를 표출하는 등 늘 불안한 표정을 짓는다. 3. 상황적 단서: 갑작스러운 삶의 변화로 예를 들면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의 죽음, 신체적 질병의 발견 혹은 심한 통증, 사회적/경제적 어려움 등이 있다. 4. 행동적 단서: 혼자 있으려는 행동, 위생 상태의 변화, 자해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또한, 자살 위험 신호가 발견될 때 위기상황 대처 행동요령으로는 1. 자살 신호를 다시 한번 확인하며 자살 생각이 있는지 질문한다. ‘자살 하고 싶은 생각이 있어?라고 직접적으로 표현을 한다. 이로써 자살생각을 하고있는 사람은 자살충동에 대해 외부로 표출할 수 있는 기회를 갖으며 그 긴장감을 해소할 수 있다 2. 상대방이 어려움을 이야기 할 수 있도록 충분히 공감하며 시간을 보낸다. 3. 상대방을 돕고싶다는 마음을 전하며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 전문 기관에 연락하여 알린다. 4. 정신건강 전문의와 함께 지속적인 지지와 보살핌을 준다.


또한, 주변에서 자살하고 싶다는 말을 들었을 경우에는 주저하지 말고 즉시 911에 전화하여 위기상황을 알리고 도움을 받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살은 예방이 가능하다. 따라서 서로 간에 관심을 조금 더 두고 잘 지내냐는 안부의 메세지의 1분이나 커피믹스 1잔의 정성을 투자한다면 미국 내 한인사회에 자살률이 낮아질 것으로 기대해본다.


한국일보(08/08/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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