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영 칼럼] 청소년의 성장에 대처하는 부모의 자세


청소년들의 갈등에 대처하고 자아 정체감 형성을 돕기 위해 부모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자존감과 안정감을 찾아 자신의 길을 의연하게 찾아갈 것인가?


첫째, 기다려준다. 삶은 원래 고단하다. 고단한 삶을 살아내는 것은 인간의 숙명이다. 경험해야 할 것을 경험하고 있는 아이가 잘 버텨낼 것이라는 믿음으로 지긋하게 기다려주어야 한다. 청소년의 의사결정은 감정적이고, 행동은 어설프고, 결과는 미흡하다. 그렇다고 자주 개입하면 아이의 주도권을 가로챈 부모가 그의 인생을 책임져야 할지도 모른다. 청소년의 혼돈은 부모를 초조하고 불안하게 한다. 초조해진 부모는 자녀를 독촉하고, 간섭하면서 자신의 불안을 자녀에게 심어준다. 부모의 불안을 삼킨 자식은 자신의 성장을 스스로 의심하게 된다. 그러므로 자식의 성장을 믿어야 한다. 모순된 가치관을 통합하여 성숙된 철학을 정립하고 자기 정체감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기다려주어야 한다. 불안과 초조함은 자녀에 대한 불신에서 나온다. 아이들은 부모만큼이나 강하다. 침묵은 백마디 말보다 더 힘이 된다.


둘째, 거울이 되어 자식의 혼돈된 생각과 행동을 반영해준다. 내적 갈등을 경험하는 아이들은 비합리적 논리, 궤변, 고집, 자기중심적 가치관, 투사, 회피, 이상적 사고 등을 통해 현실을 부정하고, 질서와 규칙을 파괴하려든다. 참고 이겨내야하는 현실이 싫어서 이상적 가치관을 적용하면서 세대차이 운운하면서 부모의 가치관을 공격한다. 물론 맞는 말도 있다. 말이 아니라 짜증인 경우가 더 많다. 거울이 되어 아이의 짜증과 공격, 징징거림, 회피, 불평을 반영해주어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게 해야 한다.


셋째, 그릇이 되어 외부로 발산하는 불안, 초조, 분노 감정을 담아주어야 한다. 해야 할 것들이 늘어나는 청소년들의 스트레스가 만들어낸 감정찌꺼기가 있다. 어른은 감정찌꺼기를 성숙한 방법으로 표출할 수 있어야 한다. 순화된 언어로 표현할 것들이 있을 것이며, 예술이나 글이나 생산적 일로 승화시켜야 할 것들도 있다. 짜증과 분노, 시기와 질투, 미움이라는 날 감정으로 표현하는 것은 절제되어야 한다. 감정은 대체로 언어를 못찾았을 때 사람을 공격하고 혼란에 빠뜨린다. 적절한 언어를 찾으면 감정은 길을 찾고 정리가 된다. 그러므로 부모는 아이의 날 감정을 정제되고 소화할 수 있는 언어로 바꿔주어야 한다. 날라가는 감정을 언어라는 그릇에 담아 처리할 수 있는 훈련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싸워준다. 청소년 시기는 자신의 충동과 사회의 규율간의 충돌을 조율하는 성숙한 자아를 키우는 시기이다. 나르시스틱한 욕구가 좌절되는 것이 힘들어 불평하고 짜증부리며 온갖 감정의 찌꺼기를 엄마에게 퍼붓게 된다. 이상한 논리, 합리화, 투사, 고집으로 만만한 엄마에게 공격성을 퍼붓는다. 엄마는 싸울 때 싸워주어야 한다. 입시, 대인관계, 취업 등의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아이를 불쌍하게만 여겨 환경의 피해자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역사적으로 보면 우리 선조들은 추위, 짐승, 자연재해, 전쟁과 가난을 이겨낸 위대한 유전자를 물려주었다. 징징대고 어리광부리는 것을 받아주지 않으며 단호하게 대처할 때 아이들은 자신을 볼 줄 알게 된다.


투쟁은 고통스럽겠지만 본인이 짊어져야 할 무게이다. 우리는 아이의 불안을 언어로 담고, 히스테리를 직면시키고, 저항을 버텨주고, 반항에 싸워주면서 눈빛에는 세상과 아이를 담고 대부분은 침묵으로 거울과 그릇이 되어줄 뿐이다. 부모가 걸어온 지혜와 철학이 엄마의 담대한 호흡과 아빠의 신뢰의 눈빛으로 전달될 때 아이는 그 다음세대의 부모가 되어줄 만큼의 큰 그릇으로 커갈 것이다. 기존세대를 품고 다음세대를 열어주는 오늘날의 청소년이 책임감 있고 자유로운 개인으로 성장하기 위해 치열하게 투쟁하는 모습을 보는 마음이 봄의 꽃을 기다리는 맘처럼 설렌다.


05/14/2019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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