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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영 칼럼]청소년의 자기중심적 독립선언

“내 인생은 나의 것. 나는 모든걸 책임질 수 있어요” 노래 가사이기도 하지만 청소년 자녀를 둔 부모가 많이 듣는 말이기도 하다. 부모의 간섭과 통제로부터 벗어나 자신의 자유를 찾으려는 시도라고 생각하면 아이들의 그러한 주장이 섭섭하지만은 않다. 그러나 의무와 책임은 생각지 않고 자신의 권리만 주장하며 용돈이 필요할 땐 의존으로 다가오고 의무를 제시하면 독립을 주장하는 자기중심적 독립선언에 당혹스러울 때가 많다.


한 사회에 사는 개인이 온전히 자신만으로 존재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태어날 때부터 부모에 의지하며 살아야 하는 인간은 느낌이나 생각 행동까지 대부분 엄마아빠의 영향을 받은 것들이다. 엄마의 잔소리가 내 안에 도덕적 기준으로 자리잡아 죄책감과 통제감을 느끼게 되고 엄마의 시선이 관중이 되어 타인을 의식하며 세상의 틀 속에 적응한다. 그러므로 청소년들은 자신의 본능에 강박적으로 집착하여 부모의 모든 것을 부정하며 이유 없는 반항을 통해 자신을 증명하려는 모순된 시도들을 한다.


그렇다면 타인으로부터 벗어나 온전히 개인만으로 존재한다는 것은 가능할까? 에릭프롬이 “자유로부터의 도피”에서도 말하고 있듯이 인간은 구속으로부터 자유롭고 싶은 반면 자유가 두려워 다시 구속으로 들어가기도 한다. 내가 속한 사회에 살기 위해서는 법, 규칙, 관습을 따라야 하고 나의 자유가 제약을 받지만 규율로부터 보호를 받아 안정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제법 자기중심적으로 살아왔던 아이들이 청소년을 맞아 부모에게 보여주는 개인의 독립과 의존의 딜레마는 이러한 측면에서 자연스런 내적 갈등이며 행동양식이다.


청소년은 몸만큼이나 커진 자신감으로 자신의 독립적 주체성을 위해 투쟁한다. 많은 투쟁과 좌절을 통해 사회 속에서 존재하는 개인으로 성장해간다. 사회의 구성원이 되기도 하며 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주체자가 되기도 하는 역동 속에 기꺼이 행복한 주인으로 정의 내리기 시작한다. 물론 이러한 통합에 실패할 경우 주관적 인식 속에서 자신을 사회의 피해자로 여기는 사람들도 있다.

정체성은 부모로부터 벗어나 나 자신의 이름을 찾는 과정에서 획득된다.


청소년은 내면화된 부모의 가치관을 선택적으로 받아들여 새로운 세계관으로 발전시켜 나간다. 그러나 기껏해야 부모로부터 벗어나 친구라는 사회집단으로 들어가는 정도의 변화라는 점에서 개인의 주체성 확립은 생각처럼 쉽지 않다. 독립된 개인으로 성장한다는 것은 용기가 필요하며 용기를 얻기 위해서는 많은 지식과 경험이 필요하므로 갑자기 집단을 벗어나 개인으로 홀로 선다는 것은 두려운 일이다. 그러므로 청소년은 또래집단에 의존하며 부모를 벗어났다고 자위한다.


또래집단은 오히려 더 구속적이다. 또래집단에 소속되기 위해서는 많은 충성과 노력 헌신이 필요하다. 개인은 집단에서 소외되지 않기 위해 집단의 규칙과 언어 및 힘의 구조를 이해하고 적응해야 한다. 또한 집단에서 주체성을 찾기 위해 외톨이를 감수해야 하는 외로운 투쟁도 병행해야 한다. 외톨이가 될까 두려워 집단에 더욱 몰입하는 사람은 개인에 대한 갈증이 있으며 개인을 찾는 사람은 집단으로부터 왕따가 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낼 선택과 용기가 필요하다. 자유로운 개인이 된다는 것은 참으로 쉽지 않다.


특히 두 가지 이상의 문화가치를 통합해야 하는 이민자 가족의 2세대 청소년은 더욱 그럴 것이다. 청소년이 상대적으로 게으르고 공상에 빠져있고, 이랬다저랬다 하고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는 것은 자신들이 경험하는 낯선 사회에 당황하여 혼란스러워 대처방식을 찾고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혼돈의 시간임을 이해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질풍노도의 청소년이 경험하는 갈등의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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